구찌의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알렉산드로 미켈레' 

요즘 패션계 대세중의 대세는 바로 구찌.


주춤하던 구찌에 새로운 바람을 몰고 온 엄청난 크리에이트 디렉터 '알렉산드로 미켈레'

그가 사실 무명 디자이너 였다는 것을 알고 크게 놀랐다. 유명 디자이너가 대형 브랜드의 디자이너가 되는게 최근의 일반적인 분위기인데도 불구하고 그를 발탁한 구찌의 한수도 알렉산드로 미켈레의 감각도 모든것이 놀랍지 않을 수 없다.

그는 과연 어떤 사람일까? 




[사진출처:보그]



알렉산드로 미켈레 Alessandro Michele 


1972년 이탈리아 로마 출생

Academia di Costume e di Moda 졸업

레코팽 니트디자이너 3년 

팬디 시니어 악세서리 디자이너 3년

2002년 구찌 입사 





과거 구찌의 톰포드 시절 프리다 지아니니와 함께 내부에서 지아니니의 오른팔로 일하며 악세서리 디자인을 하며 조용히 12년을 보냈다. 톰포드가 떠나고 프리아 지아니니가 구찌를 맡은후 톰포드의 빈자리를 채우며 매출을 40%이상 성장시켰다. 하지만 참신한 디자이너들의 변화들 속에서 약간은 보수적이고 클래식함을 유지해 나가던 구찌는 조금식 식상한 브랜드가 되어가며 경기침체와 중국시장 변화등으로 위기를 맞이했다. 결국 프리아 지아니니는 컬렉션이 얼마 남지 않은 시즌 중에 구찌에서 물러나게 된다. 수장이 물러나면 함께 일하던 팀이 자연스럽게 해체되기 마련이었던 분위기속에 알렉산드로 미켈레도 자연스럽게 구찌를 퇴사 할 계획이었다. 2015년 1월 구찌에 새로운 CEO 마르코 비자리(Marco Bizzarri)가 커피를 마시기 위해 미켈레의 집을 찾아왔다. 알렉산드로 미켈레는 이미 구찌를 떠난 상태였기 때문에 4시간동안 마르코 비자리와 커피를 마시며 모든것을 오픈한채로 정직하게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고 한다.  이것은 사실 면접이었다는 것을 그때는 알지 못했다고 한다. 대화가 끝나고 미켈레는 런던으로 짧은 여행을 떠났는데 몇일 뒤 마르코 비자리가 일주일안에 패션쇼를 준비할수 있겠냐며 전화를 걸어 왔다고 한다. 비자리의 제의에 놀랐지만 미켈레는 짧은 일주일 만에 구찌의 새 남성복 컬렉션을 성공적으로 치루었다. 3일간 같은 점퍼를 입고 머리와 수염이 덥수룩할 정도의 미친 상태로 다른 부분은 생각할 겨를도 없이 컬렉션을 준비했다고 회고했다. 컬렉션을 선보인지 이틀 뒤, 구찌의 모회사 커링 그룹은 그를 구찌의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공식적으로 임명했다. 메인 디자이너된 해에는 인터내셔널 디자이너 어워드를 수상했다.  <워싱턴 포스트>의 패션 평론가 로빈 기브한은 '큰 의미의 자유와 다양성이 담겨있는 컬렉션이자 모든 아이템이 크로스 코디가 가능한 자유로운 패션이다.'라고 평했다. 알렉산드로 미켈레는 빈티지와 르네상스, 바로크 시대 패턴과 프린트의 믹스, 절충주의, 자유분방한 디자인 미학을 보이며 그만의 독특한 아이덴티티를 보여주고 있다. 


알렉산드로 미켈레는 르네상스 시대의 '장식의 화려함'과 '모든것이 가능한 규칙없는 아이디어'를 좋아한다고 한다. 로마에 있는 미켈레 자신의 집에는 아름다운 옛날 그림들, 원단조각, 보석, 신발들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처럼 가득하다고 말했다. 알렉산드로 미켈레는 어느날 자신이 복잡한 일정속에 스스로도 무슨일을 하고 있는지 잘 모르는 상태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스스로 순간순간을 살도록 정해진 운명이라 믿고 있다고 한다. 마찬가지로 자신의 룩이 컨템포러리하게 보인다고 믿고있다. 그의 남성복과 여성복 컬렉션을 보면 그만의 젠더 플루이드(Genderfluid;성 정체성과 젠더가 고정되지 않고 유동적인 사람)를 추구하고 있음 느낄 수 있다. 파격적인 컬러들을 사용하면서 남성복과 여성복의 경계를 허문 젠더리스룩을 보여준다. 디자인 역시도 남성과 여성의 경계를 넘나든다. 과장된 리본을 남성복에 사용하거나 여성복에 슈트를 내세우기도한다. 미켈리는 버버리처럼 남성복과 여성복 컬렉션을 통합해 한 무대에서 선보이기로 했다. 패션에 접근하는 그의 방식은 머스큘린과 페미닌 사이의 통합보다는 순수한 아름다움의 종류를 찾는 것에 집중한다. 


"나는 젠더보다 아름다움에 대한 생각의 관점에서 패션을 시작했다. 아름다움은 마치 당신이 아름다운 남자와 사랑에 빠진 것과 같다. 그것은 쉬운일이 아니다. 당신이 아름다움에 손을 내밀기 시도한다면 그것은 진짜 위험하다. 아름다움은 일종의 힘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자유로운 영혼으로 히피같은 삶을 살았다던 그의 아버지를 닮고 싶다는 그의 컬렉션에는 그만의 자유로움이 가득하다. 2016년부터 '알렉산드로 미켈레 효과' 라는 말이 떠돌 정도로 그의 빈티지클래식 무드에 많은 디자이너들이 영향을 받고 있다. 스네이크 로퍼와 블로퍼 등 빈티지하고 복고적인 컨셉과 뱀, 벌 등의 자수를 놓은 아이템들을 잇달아 내놓으며 구찌는 기존 고객층 부터 젊은 패션피플들의 마음도 사로잡으며 매출 역시 상승가도 중이다. 위기의 구찌를 새로운 부활로 이끈 영웅인 셈이다.



또한 믿기 어렵겠지만 화려한 악세서리를 강조하는 구찌에서 그는 판매개념에서 벗어나려 노력하고 있다고 한다. 


"지난 10년 동안, 마켓은 제품으로 넘쳐났다. 패션은 제품이 전부가 아니다. 패션은 당신이 입어보고, 그 아이디어와 사랑에 빠져 결국 제품을 살 수 밖에 없도록 만드는 놀라운 아이디어가 핵심이다. 따라서 당신은 그 아이디어를 산 것이지 물건을 구입한 것이 아니다'"



절제가 가득했던 기존의 구찌의 이미지에 어울리지 않는 듯했던 꽃, 나비, 새, 도마뱀, 잠자리들을 요란한듯 옷과 가방에 자수를 놓은 그의 디자인은 마치 할머니 옷장 깊숙하게 잠자던 옷처럼 촌스러운듯 요란했지만 그의 디자인은 따뜻한 자연미를 살린 빈티지 미학이다. 획일화되고 차가운 도시에 지친 사람들의 감성을 자극한 그의 디자인은 구찌의 정통성과 가치를 오랜기간 묵묵히 이해하고 지내왔던 무명의 시간들과의 그의 감성콜라보레이션의 성공적 만남이었다고 생각한다.  2017년에는 그의 빈티지함과 오리엔탈 무드가 가득한 컬렉션을 선보이고 있다. 치파오나 기모노를 연상시키거나 동양화가 구찌 위를 수놓았다. 용이나 호랑이등의 동양적인 동물이나 디즈니의 도널드 덕처럼 친숙한 캐릭터를 곳곳에서 볼수 있다. 큰 이변이 없는 한 올해 역시 가장많은 #ootd (Outit of the day) 는 구찌가 차지하지 않을까? 





[참고] 패션엔 2016.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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